나는 허상을 쫓고 있었다.
감독 3회, 단장까지 하셨던 분이 다시 투수코치로 간다.
양상문 전 감독의 이야기다.
물론 자신의 선배가 감독으로 있는 팀으로 가는 것이고
어쩌면 야구라는 스포츠 현장의 최고의 자리인 감독, 단장까지 역임을 했기에
직급의 높고 낮음이 중요하지 않기에 그럴 수 있다.
직장을 다니다가 MBA를 과정을 하고 있을 때 였다.
나는 팀장이었다가 그냥 일반 팀원으로 가라는 요청을 받은적이 있다.
나의 부하직원 밑으로 가라는 것도 아니고,
직급의 레벨도 낮추겠다는 것도 아니며 연봉도 그대로다.
1년간의 그들만의 거대한 프로젝트가 끝났고
Digital manager로 나의 역할도 끝났다.
뭐랄까 새로운 집을 다 지은 후, 건설 현장 소장은 필요 없거나 아니면 다른 역할을 주는 것으로 받아 들이면 된다.
그러다가 다시 다른 역할이 주어지면 그걸 하면 그만인 것을.
대신 manager bonus는 사라지는데 그 차이도 연봉의 2%정도였다.
아니, 팀원도 bonus가 있으니.. 사실 1%정도 차이일 것이다.
이정도면 어떤 이들은 "Thank you very much, sir~!"하면서 갔을 수도 있다.
현대차, 등등 일부 국내 회사들은 팀장이 받는 스트레스가 큰 대신 연봉의 차이가 1천만원도 나지 않아 팀장 승진을 기피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정년만 보장되면 그냥 팀원으로 있다가 가늘고 길게 가고자 하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차리지 못했다.
어쩌면 지금도 그럴 수 있다.
나는 돈 보다 인정과 명예를 더중요하게 여겼던 것이다.
인정욕구, 타인의 시선에 따라 나의 정체성을 외부에 맡겼던 것이다.
이름만 대면 아는 외국계 회사의 팀장, 억대연봉.
성경에서는 내게 주어진 것들을 자랑하는 것을 경계하는 곳이 종종 등장한다.
솔로몬에게 그러했고, 히스기야에게도 그러했다.
생각해보면..
내가 자랑스러워 했고, 내가 이루었다고 생각할 만한 것은 전부 내가 한 것이 아니다.
반대로 내가 부정하고 싶고 힘들어했던 것들 또한 나의 잘못이 아니었다.
운이 좋았거나, 운이 나빴거나다.
20세기에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게 아니었고,
태어나보니 대한민국, 마산, 창원에서 자랐고
태어나보니 우리 아버지 어머니의 자녀였고 아들이었다.
어쩌다 보니 공부하다 보니 대학을 가게되었고,
내가 생각한 것, 내가 기대했던 것 보다 더 괜찮은 회사에 일했다.
나와 사람들을 비교했다.
그들 또한 그랬으리라.
누구의 프레임인가?
세상, 사물, 관계를 바로보는 이 모든 것을 나는 그대로 받아 들였던 것이다.
사과를 좋아하냐 바나나를 좋아햐는 선호이다.
그러나 사과가 더 높고 바나나가 더 낮은 과일.
가격이 높고 낮음.
그것은 단지 그 당시의 환경.
수요와 공급 등등 이러한 것 때문이다.
나는 그러한 상품인가? 아니라면.
나는 지금 이 순간부터 죽을 때까지 이런 비교 프레임을 내려놓아야 한다.
감사한 것은,
그 일이 없었다면 나는 아마도 계속 비교하고
남들은 부러워할 수 있는 상황에서 혼자 고통스러워 하고 있었을 것이다.
팀원으로 사무실에 출근하는 것에 수치심을 느꼈을 수 있고,
자리를 변경한 것 (실제 테이블의 위치도 변경됨)도 기분 나빴다.
아직 직급이 변경되기 전에 그렇게 오더가 내려왔다.
주 3회 출근, 재택 2회를 하면서 사무실에 나오더라도 서로 얼굴 보는 날은 길어야 2~3일이다.
심지어 재택 일자가 다르면 일주일에 한번 볼까 말까다.
너무 잘 된것 아닌가? 오히려.
하지만..
나는 지금 내게 오는 운, 흐름도 받아 들이리라.
무엇이 더 높고 낮고,
무엇이 더 귀하고 덜하고.
세상이 주는 기준, 평가, 프레임에서 내려온다.
남의 춤이 아닌 나의 무대에서 춤을 추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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